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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화폐개혁 움직임


회교혁명 이전 미화 1달러당 70리알 정도이던 이란 화폐 Rial의 환율이 2005년 9월 현재 9000리알을 상회하고 2004년 물가상승률도 15.7%에 달함에 따라 최근 리알화의 화폐개혁 논의가 일고 있다. 이란의 화폐는 2만리알권이 가장 고액권으로 미화로 환산하면 2.20달러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종 경제활동에 상당한 불편을 야기하는 수준에 이르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은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모든 거래는 사실상 현금 베이스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의 각 은행들은 20만, 50만, 100만, 200만, 500만 등 고액 수표를 발행해 현금에 준하는 정도로 유통시키고 있지만 아무래도 중앙은행 발권 화폐만큼의 공신력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란의 화폐개혁에 대한 논의는 2가지 방향에서 검토되고 있다. 첫째는 현재의 지폐를 그대로 사용하되 화폐 단위만 Rial에서 Tooman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Tooman은 10리알에 해당하며 작금의 현실적 필요에 따라 사실상 모든 거래에 이미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이 화폐 단위 변경설의 주장이다. 즉, 현재의 경제 및 금융 시스템에 아무런 충격도 주지 않으면서 단순히 Rial 단위를 1/10로 줄여 사용하자는 것이다.

둘째 논의는 고액권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화폐 단위를 변경하는 것은 특히 대외적으로 커다란 혼란을 가져올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존 사용되는 은행수표들과 같은 고액권을 발행해 통용시키면 된다는 주장이다. 최근 화폐 인쇄술의 발달로 고액권 발행에 따른 위조지폐 유통 위험도 거의 없다고 한다. 화폐 단위만 변경해 가액을 1/10로 유통하면 계산상의 편리함은 있겠지만 다대한 양의 지폐를 휴대하는 불편함이나 다량의 지폐를 발행해야 하는 코스트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란의 경제 규모로 볼 때 최근의 리알화 환율 및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어떠한 형태로든 화폐개혁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경제에서는 불편한 대로 이미 Tooman이라는 용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을 정도이지만 현 단계에서는 화폐 단위를 변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10만원권 발행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처럼 이란도 고액권 발행으로 갈 가능성이 보다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500유로권을 사용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존 은행수표를 대체한다는 개념의 고액권 발행 쪽에 보다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 자료원 : Banking & Monetary Research Center, Iran 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