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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5.24 / * 발췌 : 스카이벤처



지난 5월 17일 ‘중국을 공략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주최한 제 2차 정기세미나에서 광운대학교 중국학과 한홍석 교수는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중국인의 조언’이라는 주제로 협상에서의 주의점과 기 투자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에 대해 발표했다.


중국인들과의 협상, 이런 생각은 금물

자나깨나 본전 생각?

천진한국상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투자를 위해 찾아오는 한국인들 대부분이 ‘2년 만에 본전을 뽑을만한 아이템은 없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의 기초에 해당하는 얘기지만,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와의 상호 신뢰고, 이를 위해서는 ‘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게 우선이다.

본전 생각으로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하지 말고 파트너와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자신이 ‘Win-Win’ 지향임을 확실히 어필해야 한다.

중국인들도 많은 경험이 있고 특히 대외 거래에 있어서는 손해 볼 가능성에 대해 경계를 하고 있으므로 ‘한탕치기’나 속임수로 돈을 벌어보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술로 비즈니스 한다?

중국에 사업하러 오는 한국인들은 ‘중국인은 술을 잘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상대적으로 술을 잘 하는 북방인들이 있는 반면 남방인들은 술을 잘 못 마신다. 오히려 중국에서는 한국인들이 술을 잘 마신다고 소문이 나 있을 정도인데, 한국인의 주량은 북방인 보다는 적지만, 남방인 보다는 많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중국에서는 한국인들이 술을 잘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지나치게 사양하는 것은 상대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북방에서는 ‘깐뻬이(건배)’가 잔을 비운다는 뜻이므로 주량이 적을 경우에는 사양하는 것보다 주인에게 잔을 작은 것으로 바꾸어 달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한 중국에서 술좌석은 친구를 사귀는 자리이지 사업을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생활이나 역사, 문화가 주로 화제가 된다. 그러므로 술자리에서 사업적인 이야기를 해보겠다는 생각 보다는 상대방의 성격과 사람됨을 알아보거나 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술자리와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점은 룸살롱 문화다. 비즈니스 접대의 일환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룸살롱의 경우 중국에서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매매춘은 불법인데다가 룸살롱은 보통 조직 폭력배나 부패 관료와 관련되어 있어 단속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룸살롱 접대가 사업의 성공을 가져오지는 못한다.

명함이야 뭐...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많이 주고 받게 되는 것이 명함인데, 중국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명함도 자세히 살펴봐야 하고 사전에 알아가야 할 사항들도 있다.

우선 중국에서는 명함에 실제 직급을 정확하게 표기하기 때문에 명함 교환을 통해 상대방의 Key Man을 대략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정부 관료를 만난다면 중국 각급 정부와 행정 부처의 권력구조를 미리 이해하고 가는 것이 좋고, 한국과 동일한 명칭이라도 직급 상에서는 큰 차이가 있으므로 미리 공부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교수라는 명칭의 경우 한국에서는 정교수, 부교수, 강사를 통칭하는 말이지만, 중국에서는 정교수일 경우에만 사용하고 있다. 연구원이라는 명칭도 중국에서는 정교수급에 해당하므로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 한자나 중국 한자나

계약서를 작성할 때에는 중국 계약법 등 관련 법률을 숙지하는 것만큼이나 한-중 번역본이 일치되게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경우 번역하는 사람이 양국의 문화적 차이를 잘 모르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檢討”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살펴보겠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중국에서는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러한 차이를 모르고 양쪽 계약서에 동일하게 “검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면 ‘~~한 경우 해당 사안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말이 중국식으로는 ‘~~한 경우 해당 사안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겠다’ 는 뜻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 투자 기업, 이래서 어려웠다

기업문화야 거기서 거기지

한국과 중국의 기업 문화는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 통했다고 해서 중국에서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

문제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군대식 명령인데, 중국 노동자들은 군대식 명령에 익숙하지 않으며, 욕이나 구타, 성희롱 등에도 민감하다. 최근 들어서는 법을 이용하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법제의식도 크게 높아진데다가 외국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커서 잘못하다가는 사업을 접는 경우도 생긴다.

실제로 한 한국 투자 기업은 잘못을 했으니 무릎을 꿇으라는 사장의 명령에 여러 직원 중 한 청년이 불복했던 사실이 기사화되면서 결국 사업을 접어야 했으며, 심천의 한 한국 기업은 여직원의 몸 수색 문제로 곤란에 처하기도 했다.

이 외에 물질적 인센티브의 효과가 크다는 점도 중국의 특성인데, 중국에서는 직원들의 공동체 의식이나 기업에 대한 충성심을 키우는 것보다 물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꽌시면 되겠지

중국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꽌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꽌시’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돈으로 우정을 사는 것이 ‘꽌시’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실패를 향해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중국에서 대부분의 일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위법적인 일까지 ‘꽌시’로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시급한 사안이 발생했다면 빠른 해결을 위해 ‘꽌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꽌시’를 돈을 주고 해결 볼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부탁을 하기 위해 사람을 사귀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뿐더러 위법적인 일을 어쩌다가 돈을 주고 해결을 했다 치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돈으로 해결하기 시작하면 끝까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꽌시’를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 평소에 친구로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비싸고 좋은 물건들을 사다 안기는 것보다는 내가 주는 만큼 상대도 되돌려 줄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자면 비싼 술집에 가서 접대하는 것보다는 적당한 수준의 음식점에서 식사를 대접하면서 술을 한 잔 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러면 상대방도 식사를 함께 하자고 청해 올 것이고, 가까워지면 주변의 다른 지인들과 합석을 한다거나 집으로 초대받는 정도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렇게 발전한 관계가 진짜 ‘꽌시’가 되는 것이고, 시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진짜 친구가 되는 것이다.

파견 문제는 의사결정자가 알아서

타지에서의 생활은 단조롭고 고단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원하지도 않은 곳에 가족과 떨어져서 파견을 나오게 됐다면 100% 능력 발휘는 이미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파견 문제에는 파견 대상 직원의 의사도 반영되어야 하며, 중국의 문화와 습관, 생활에 관심이 있고 정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파견해야 한다. 파견된 직원의 심리적 안정이 업무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파견 직원이 현지에서 경험을 쌓아 중국 전문가가 되었다면 승진 기회를 주고 우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영어는 글쎄...

중국의 엘리트들과 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직원은 중국어보다 영어가 중요하다. 중국에서도 엘리트들은 영어를 통한 의사 표현이 가능하고 이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 직원과 직접 의사 소통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영어보다 중국어가 중요하다. 직접 의사 소통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들을 직접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잡비용은 못내

중국에서는 지방 정부가 관할 지역의 기업들에게 각종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다소 부당하다 느껴지더라도 사회 환원이나 기부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지방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솔선하여 협조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기업에 유리하다.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유명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거꾸로 국가정책을 이용하여 이런 비용 징수를 거부할 수도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지분 참여나 부품 공급 관계, OEM 생산 등의 방법으로 유대 관계를 맺어두면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요 직책은 한국 사람이

중국의 엘리트들이 선호하는 외국기업을 국가로 정리하면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대만, 한국 순이다.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이유는 승진에 한계가 있고, 영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안되며, 한국어의 유용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유능한 인재들을 끌어오려면 중국인 직원들도 한국 기업에서 꿈을 키워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중국인들은 개인의 영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서도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외국 기업의 높은 임금과 외국 연수 등의 지원임을 생각할 때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보상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