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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4.07.05 / * 작성자 : 김동기 / * 발췌 : 스카이벤처



재경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3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은 34억8천만 달러고 투자 건수는 2673건에 달했는데, 이 중에서 대중국 투자는 1701건에 24억9천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같은 해의 대미국 투자는 7억3천만 달러(총 투자의 13.4%)에 불과했다.


지나친 중국 의존은 한국에 위험

대중국 직접투자의 91.4%가 제조업 투자고 도소매업은 2.1%, 부동산 및 서비스업은 3.8%에 불과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에 의한 투자는 28.9%, 중소기업에 의한 투자는 64.0%, 개인 투자는 7.1%로 중소기업에 의한 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편 2003년도 대중국 무역통계를 보면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우리나라의 총수출액은 1943억3천만 달러, 총수입액은 1787억8천만 달러로 무역흑자는 155억5천만 달러에 달했다. 2002년까지는 미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었지만 2003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제1위의 수출시장이 되었다.

2003년도 대중국 수출은 전년보다 50.3% 증가한 357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총수출액의 18.4%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에 반해 대미국 수출은 전년대비 4.3% 증가에 그친 342억 달러에 불과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21.6%)보다 크게 감소한 17.6%에 머물렀다.

수입에 있어서도 한국은 지난 해 중국으로부터 211억8천만 달러를 수입해 전년대비 25.5%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 결과 2003년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145억2천만 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이처럼 한국의 해외직접투자와 수출에 있어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제1위가 된 것은 한국경제에서 중국의 비중이 매우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의 ‘차이나 쇼크’로 불리는 중국정부의 ‘경기과열진정조치’ 발표로 한국경제가 심한 충격을 받고 있는 사실을 감안할 때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심화는 장래 한국경제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구매력 가진 인구는 1500만 불과

우선 중국을 지나치게 장밋빛으로 밝게만 보는 자세나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아직도 다음과 같은 어두운 면을 갖고 있는 개발도상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첫째, 중국의 1인당 GDP는 약 1천 달러지만 약 2억 명의 중국인들은 하루에 1달러 밖에 벌지 못하는 최빈곤층이다.

둘째, 바다에 접해 있는 임해도시 및 그 주변에 살고 있는 3억 인구 중에서 집과 자가용 승용차와 백색가전제품을 갖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구매력 있는 인구는 대체로 약 1500만 명에 불과하고 소비재를 살 수 있는 이른바 중산층 이상은 약 3500만~4000만 명이라고 일본의 한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을 13억의 거대한 시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고 착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셋째, 중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의 80%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과 외국 기업에 의한 것이고 중국토착기업에 의한 중국 고유상표나 중국 기업 브랜드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ODM 방식이어서 한국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세계적인 중국 기업이 아직은 없다.

넷째, 중국금융기관에 의한 불량채권액이 약 4500억~5000억 달러(GDP의 37%)에 달하는데 회수불능 손실액이 약 3600억 달러(GDP의 30%)에 달해 중국경제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영기업의 저생산성과 비효율적인 경영으로 엄청난 낭비와 적자경영으로 많은 국영기업들이 도산하거나 고전하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외부요인은 중국에 치명타

다섯째,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은 미국에 대한 수출과 일본의 기술도입 그리고 외국기업의 대중국 투자로 이뤄졌는데, 이 세 가지의 외부요인이 순조롭게 진해오디지 못할 때 중국 경제는 즉각 경기침체나 경제성장이 정체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한국의 대중국 수출상품의 구성비를 보면 소비재는 대중국 총수출의 12%에 불과하고 88%가 원부자재, 원료 및 반제품 등이다.

일곱째, 현재 중국에는 1만5000여 개의 한국 기업의 진출해 약 100만 명의 중국인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중국 편중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위험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예견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투자 및 수출대상국을 더욱 다변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에 직접 투자한 한국 기업의 약 30%가 실패하고, 빈털터리 신세로 귀국한다고 한다. 그 원인은 먼저, 치밀하고 꼼꼼하지 못한 한국인의 기질 때문에 직접 투자나 합작 투자의 계약 조건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고 대강대강 훑어보고 계약서에 서명했다가 당하는 경우, 다음으로 사기성이 농후한 중국 브로커들의 농간에 넘어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또 투자 후 2~3년 만에 흑자가 나고 사업이 잘되면 부가가치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임대료, 전기료, 수도료, 동신료 및 임금 등을 계속 인상해 점점 사업하기가 어렵도록 만들어 한국의 투자자가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귀국하도록 만드는 경우, 중국합작파트너와의 불화로 갈라서는 경우 등 크게 4가지 원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여덟째, 값싼 노임으로 생산한 저질의 중국 제품이 한국 시장에 대량으로 유입되어 국내 시장을 교란할 위험성이 크다. 중국은 한국의 과거(청나라 때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음)를 보고 한국을 무시하고, 한국은 중국의 현재 (가난한 중국 농촌생활상 등)를 보고 중국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이외로 투자-무역 다변화 필요

중국은 중화사상으로 무장되어 있어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고 중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우월감을 갖고 있다. 한국은 5000년 역사를 통해 중국의 침략과 지배를 많이 받았고 조선시대에는 속국으로 전락해 조공도 많이 바친 적이 있다.

1636년 12월에 청국의 조선침략으로 일어난 병자호란이 시작된 지 1년만인 1637년 1월 30일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나와 삼전도에서 청나라의 태종 앞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 항복한 사건은 한중관계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었다. 인조의 항복으로 조선은 청나라의 완전한 속국이 되었는데, 1895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일본에 패할 때까지 조선의 중국에 대한 주종관계는 계속되었다.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 미국처럼 현안 문제를 놓고 협상하는 대신 자기들의 결정사항을 한국에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말하자면 한국을 얕잡아 보는데도 우리 정부는 항의다운 항의나 외교적 협상력 발휘를 못하고 있다. 중국은 어떤 경우에도 한국과 동맹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을 버리고 중국에 가까워지려는 자세는 대단히 잘못된 자세이다. 오히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해야 중국이 한국을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하는 외교적 지렛대가 될 것이다.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똑 같은 역사의 반복을 경험한다’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제부터 우리 정부를 비롯해 국민, 기업은 지나치게 중국을 믿지 말고 중국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외교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 카드를 쓸 줄 아는 외교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기업도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투자-무역을 확대해 위험분산을 꾀하면서 중국의존도 심화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